안토니, 베티스서 ‘깜짝 부활’… 문제는 맨유였나
- 관리자
- 2월 10일
- 2분 분량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때 ‘먹튀’라는 비난을 받았던 공격수 안토니(25·레알 베티스)가 스페인 무대에서 뜻밖의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과 팬들은 “안토니 개인보다는 맨유의 활용법이 문제였던 것 아니냐”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안토니는 9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셀타 비고와의 원정 경기에서 베티스 소속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비록 베티스가 후반 막판 연이어 골을 허용해 2-3으로 역전패를 당했으나, 안토니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상대 수비가 거칠게 달라붙는 상황에서도 간결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베티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베티스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자, 안토니가 “맨유에서는 저평가됐던 숨은 보석”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축구 전문 매체 풋붐은 “안토니가 베티스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뒤, 맨유가 그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베티스의 결과는 아쉽지만,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안토니가 득점까지 올려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안토니는 맨유에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22년 여름 이적시장 당시 맨유가 아약스로부터 이적료 8,500만 파운드(약 1,52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영입했지만, 두 시즌에 걸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비판이 잇따랐다. 그 막대한 이적료는 역대 최고의 윙어급 자원을 사오는 수준이었지만, 안토니는 EPL 무대에서 적응에 애를 먹었다. 특히 올 시즌 맨유에서 뛰었던 리그 8경기 모두 교체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공격포인트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먹튀’라는 오명까지 뒤따랐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나자 올겨울 베티스로 임대 이적을 선택했다.
그러나 스페인 무대에서의 활약은 완전히 달라졌다. 안토니는 베티스 데뷔전이었던 애슬레틱 빌바오전에서도 슈팅과 키패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해 호평을 받았고, 이번 셀타 비고전에서는 득점까지 올리며 순식간에 팀의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다. 그가 두 경기 연속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자 팬들은 “맨유가 안토니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맨유 지도체제를 향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극성 팬들은 “맨유는 선수들의 무덤이다”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하며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풋붐은 “안토니가 베티스로 옮긴 뒤,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펼칠 기회를 얻어 한결 자유롭게 플레이한다. 맨유를 떠난 것이 그의 잠재력을 깨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고 평했다. 이어 “맨유에서 줄어든 역할이 안토니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어버렸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임대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베티스 생활이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는 만큼, 그의 커리어를 되살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안토니의 이번 임대 계약에 완전 영입 옵션은 빠져 있다. 즉, 베티스에서 잔여 시즌 활약을 마친 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면 다시 맨유로 복귀해 거취를 놓고 추가 논의를 해야 한다. 영국 축구전문지 ‘90MIN’도 “베티스가 안토니를 완전히 품에 안는 조항은 없다. 현재 상황이라면 시즌이 끝난 후 맨유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전하며, “만약 베티스에서 활약을 이어가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다면, 맨유 생활도 한층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토니와 맨유의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로 여전히 상당히 길다. 또한 맨유는 계약상 1년 연장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구단이 원한다면 2028년까지 계약을 늘릴 수 있다. 이 말은 곧, 안토니의 미래가 맨유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맨유가 안토니에게 적절한 전술적 역할을 부여해주고, 선수가 스페인 무대에서 되찾은 자신감을 EPL 무대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막대한 이적료와 함께 영입했던 기대치를 뒤늦게나마 실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안토니에게 이번 임대 생활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맨유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베티스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을 어떻게 EPL 환경에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때로는 구단이 선수를 활용하는 방식이 그 선수의 성패를 결정짓기도 한다는 사실이, 안토니의 깜짝 부활을 통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베티스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안토니가 맨유에서도 날갯짓할 수 있을지, 혹은 스페인 무대에서 완전히 방향을 틀어 새로운 거처를 물색하게 될지는 앞으로의 성적과 협상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