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캡틴’ 브루노, 정말 문제인가?… 퍼디난드가 밝힌 진짜 모습
- 관리자
-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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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던 리오 퍼디난드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비판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박했다. 브루노가 주장 완장을 감당하지 못한다거나, 오히려 주장을 내려놔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시선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퍼디난드는 브루노가 맨유에 합류한 이후 꾸준히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으며, 그 성과를 단순히 숫자로만 봐도 여전히 팀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된 건 2020년이었다. 당시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기록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유럽 전역의 구단들을 유혹했는데, 특히 토트넘 홋스퍼가 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맨유는 막판에 하이재킹을 감행해 브루노를 품었고, 이 선택은 곧바로 적중했다. 브루노는 맨유로 이적한 첫 시즌 공식전 22경기에서 12골 8도움을 찍으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확한 패스 능력과 날카로운 킥,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골을 만들어내는 승부사 기질까지 겸비한 덕분이었다.
맨유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브루노는 다음 시즌인 2020-21시즌에는 더욱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공식전 무려 58경기에 나서 28골 18도움을 생산해냈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모두 책임지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몸소 입증한 셈이다. 이런 활약 덕분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섰고, 팀 내 확고한 입지도 다졌다.
그러나 맨유의 전반적 부진이 거듭되는 가운데, 이번 시즌 들어 브루노에게도 논란의 화살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가 예전만큼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볼을 자주 빼앗기는 장면이 늘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편으로는 맨유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선수단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브루노는 잦은 불만 표출이나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장면들로 인해 “주장은 과부하를 주는 게 아니냐”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실제로 과거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앨런 파듀 감독은 “브루노가 주장 완장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마음의 짐을 덜고 뛰게 될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화제가 됐다. 파듀는 브루노가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주장이라는 리더십 책임까지 지게 되면서 오히려 제 기량이 묻히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의견에 힘입어 일부 팬들과 평론가들은 맨유가 브루노의 주장 완장을 박탈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브루노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부임한 후 조금씩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전술적 변화 속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겸하는 포지션을 소화하기 시작했고, 예전처럼 날카로운 패스와 시야를 되찾아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공식전 38경기에서 10골 12도움을 올리며 득점포와 어시스트 모두에서 꾸준함을 보여줬다. 다만 맨유가 여전히 리그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탓에, 브루노 역시 완전히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퍼디난드는 브루노에 대한 비난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퍼디난드는 “브루노는 맨유 이적 첫 시즌에 28골 18도움을 기록했고, 두 번째 시즌에는 10골 13도움, 세 번째 시즌에는 14골 13도움을 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역시 10골 12도움을 찍었다”며 브루노가 맨유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낸 기록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기복’이나 ‘임시 활약’이 아니라 시즌별로 안정적인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퍼디난드는 이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브루노보다 많은 찬스를 만든 선수를 찾을 수 없다. 케빈 더 브라위너조차도 브루노가 만들어낸 기회 수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맨유가 지금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지만, 브루노의 경기력만큼은 여전히 팀 내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퍼디난드의 주장이다.
또한 퍼디난드는 “사람이니만큼 팀이 부진하면 짜증을 낼 수밖에 없다. 구단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가장 공을 많이 쓰는 플레이메이커가 불만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브루노의 심정을 대변했다. 즉, 맨유 전체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함께 뛰어야 할 동료들마저 폼이 좋지 않다면 브루노가 답답해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브루노가 맨유에서 주전, 심지어 주장 완장을 차고 뛰는 선수라 하더라도, 득점과 도움 면에서는 여전히 준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단지 최근 들어 팀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경기도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브루노 OUT’을 외치는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퍼디난드의 시각이다.
사실 브루노가 주장직을 맡게 된 배경 중 하나는, 그가 누구보다 승리에 대한 집념이 강하고, 공격을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었다. 안팎에서 불거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브루노는 여전히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경기장 안에서 목소리를 높여 동료들을 독려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항의가 많다”거나 “공을 빼앗겨도 잘 추스르지 못한다”는 지적은 여전하지만, 이는 되려 그의 열정이 과열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결국 문제는 맨유의 전반적인 부진에 있다는 평가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브루노 혼자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역동적인 공격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 및 공격 라인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수비진 역시 안정적으로 빌드업에 관여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맨유는 잦은 부상, 기대 이하의 영입 효과, 팀 조직력 결여 등 복합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디난드는 브루노가 맨유가 갖고 있는 최고의 카드 중 하나라고 단언한다. “그를 비판하기 전에, 과연 맨유 공격진에 브루노처럼 꾸준히 골과 도움을 만들어내며 찬스까지 창출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