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라리가 떠날까?… 심판 판정 논란에 ‘타 리그 이적’ 고려
- 관리자
-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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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가 심판들의 수준에 큰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단주 격인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크게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배경에는 최근 오사수나와의 라리가 경기에서 발생한 주드 벨링엄(22)의 의문스러운 퇴장 판정이 있다. 해당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1-1 무승부에 그쳤는데, 벨링엄은 특정 상황에서 심판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오해받아 레드카드를 받고 말았다.
‘풋볼 에스파냐’는 이를 두고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 측에 공식 항의를 제기했으며,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판정 문제는 잦은 논란의 도화선이 되어왔고, 라리가 경기에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 누적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이러한 움직임에 하비에르 테바스(63) 라리가 회장은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만일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를 떠나는 일을 실제로 시도한다면, 그것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에 가깝다. 구단 측도 알고 있으리라 본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스페인 스포츠 법규상, 국내 구단은 반드시 스페인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해외 리그로 옮기겠다는 것인가? 말이 안 된다”며 강한 의문을 표했다.
이어 테바스 회장은 심판 제도 개혁에 대해 “라리가 사무국은 최근 심판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회의를 진행해왔다. 일부 구단들이 개선 방안에 의견을 내는 자리도 있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그 자리에 불참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 레알 마드리드가 펼치는 행동은 라리가 전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다른 구단들에게도 해를 끼치는 조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링엄은 적어도 4경기에서 많게는 12경기까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바이블’은 “벨링엄은 사실 경기 도중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며 욕설을 뱉은 것인데, 주심을 맡았던 무누에라 몬테로는 벨링엄이 자신에게 공격적인 말을 했다고 받아들였다”며 상황을 전했다. 이렇게 잘못된 의사소통이 일어나 퇴장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경기 직후 “심판은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벨링엄이 ‘꺼져’라고 말한 것을 ‘엿 먹어’ 정도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어로 번역하면 ‘날 놀리는 거야?’ 정도의 표현이다. 이런 해프닝으로 선수가 퇴장당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첼로티 감독 본인도 “저번 경기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몇 차례 있었다. 다만 나는 다음 경기에 벤치에서 지휘하고 싶으니 더 깊은 이야기는 삼가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측의 반발에 스페인축구협회(RFEF)도 강경하게 나섰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몬테로 심판에게 협박성 메시지와 위협이 SNS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심판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한 경기의 판정 논란에서 벗어나, 라리가와 레알 마드리드 간의 충돌로 비화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은 “잘못된 판정이 있을 수 있고, 심판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를 외부로 과도하게 공론화해 리그의 안정성을 흔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즉,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판정 이슈를 빌미로 리그 탈퇴 운운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선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강도 높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지만, 과연 이들이 정말로 스페인을 떠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테바스 회장이 언급했듯, 스페인 구단의 해외 리그 이주에는 스페인 스포츠 법이 크게 걸림돌로 작용한다. 설령 라리가가 동의한다 해도 UEFA, FIFA 역시 선수 등록, 대회 참가 자격, TV 중계권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슈퍼리그’ 추진 당시에도 라리가와 갈등을 겪은 전적이 있다. 이번 역시 압박용 카드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라리가 운영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왔고, 유럽 축구계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수차례 언급해왔다. 이번 사태는 특정 경기의 판정 문제를 넘어, 레알 마드리드와 라리가 간에 오랜 갈등이 깊어진 결과물이라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